****   2005년 7월 1일자  중앙일보 일간지 전면 ****

여름 휴가, 언제 가세요? 리크루트 업체 '잡코리아'가 직장인 470명에게 물어 보니 응답자 중 43.9%가 8월 초에, 27.3%가 7월 말에 휴가를 떠난다는군요. 아직 방을 예약하지 않으셨다고요? 저런! 걱정 마세요. week&이 여름 휴가 방 잡기를 도와드릴 테니. 하지만 서두르세요. 수많은 독자가 함께 보고 있으니까요.



글=성시윤 기자<copipi@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시설은 콘도 서비스는 호텔

소문 난 민박의 정겨운 하룻밤

누구에게나 휴가철 민박에 얽힌 '악몽' 한 자락쯤은 있다. 억척스러운 주인에게 끌려간(?) 휴가철 민박집의 방들은 좁고, 더럽고, 가격도 터무니없었다. 주인은 짐을 푸는 순간 얼굴을 바꿨다. "아까 말한 건 기본이고, 한 명에 1만원씩은 더 줘야 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다 줘도 '서비스'는 엉망이었다. 수박 한 덩이 사다 냉장고를 좀 빌리자고 해도 단박에 싫은 표정이 날아왔다.

그러나-. 이제 나쁜 기억일랑 지워라. 민박도 달라지고 있다. 불경기로 민박을 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펜션들도 많이 생겨난 게 원인. 민박도 변신을 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변신을 이끌고 있는 민박 중 한 곳인 '민박 산'을 찾아, 달라진 민박 문화를 체험했다. '민박 산'은 경기도 가평군에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 남이섬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민박 산'에는 방이 4개 있다. 주인 이상균(41)씨가 마당 가득 야생화를 키우는 '매니어'라서 이름부터 특이하다. 솔나리.노루귀.매발톱.금강초롱. 이 중 별채 금강초롱만 10명 넘게 들어갈 수 있고, 나머지는 4~5명이 적당하다. 숙박료는 금강초롱이 13만원, 나머지가 7만원이다. 특이한 점은 이 가격이 늘 그대로라는 것. 여름철 성수기 때도 가격은 바뀌지 않는다. "이래도 충분히 남아요. 성수기라고 더 받으면 그건 폭리"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시설은 콘도만큼 깔끔하다. 민박이라 으레 공동 화장실을 써야겠거니, 그리고 더워도 눈치를 봐가며 목물이나 해야지 생각했다면 오산. '민박 산'에는 방마다 수세식 변기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취사시설도 훌륭하다. 방마다 싱크대부터 가스버너, 그리고 크고 작은 냄비와 그릇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짝도 맞지 않는 수저 몇 벌 굴러다니는 어지간한 콘도들보다 한결 알찬 셈. 이 밖에 '민박 산'의 방에는 냉장고.선풍기와 위성TV도 설치돼 있다.

'민박 산'의 서비스도 시설만큼 훌륭하다. 2000년 혼자 산장을 짓고 살다가, 지난해 아래채를 지어 민박을 시작한 이씨. 그는 벌써 20년째 주말마다 전국을 떠돌고 있는 여행가다. 이런 이씨가 주인이기에 '민박 산'에는 여행객을 위한 배려가 넘쳐난다. 우선 휴가를 오긴 했지만, 뭘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이씨는 관광 가이드를 해준다. 남이섬은 물론, 근처 청평호에서 수상 스포츠, 그리고 가까운 가마에서의 도자기 체험까지. 이씨는 수수료 한푼 받지 않고 손님들을 실어 나른다.

그뿐 아니다. 이씨는 무엇이든 잘 퍼준다. 손님들이 바비큐 파티를 하고 싶다고 하면, 그는 그릴과 숯 등을 군말 없이 꺼내준다. 물론 무료. 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온 손님들을 공짜로 역이나 터미널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게다가 마당에 스피커를 설치해 놓고 나지막한 음악들을 틀어주는 '디스크자키' 역할도 해준다. 손수 찍은 사진들로 스티커를 만들어, 기념품으로 주기도 한다. 콘도는 물론이려니와 호텔에서도 보기 힘든 서비스다.

깔끔함과 친절함.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덕분에 아직 문을 연 지 1년도 안 돼 '민박 산'에는 팬 클럽까지 생겼단다. 이씨는 "벌써 두 번 다녀가신 분들도 꽤 되는걸요"라며 자랑을 숨기지 않는다. 물론 모든 민박이 이곳처럼 '이상적'이진 않다. 그러나 이씨는 "요즘은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집처럼 안락한 민박집을 잡을 수 있다"며 "호텔이나 콘도 예약에 실패했다고 휴가 자체를 포기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민박집을 알아보라"고 말했다. 민박 산 : 031-581-1054.

가평=남궁욱 기자<periodista@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좋은 민박 구하려면

                                              민박산 전경

좋은 민박을 구하려면 지방자치단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우선 전라남도는 홈페이지(www.namdominbak.go.kr)를 통해 '남도 민박 베스트 50'을 알리고 있다. 주영찬 관광개발과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연친화적인 민박집들을 체험관광의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름철 휴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강원도도 홈페이지(www.provin.gangwon.kr)에서 민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휴가철 '바가지 요금'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부터 '민박요금 예고제'를 시행 중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민박집의 숙박료를 미리 알려주도록 한 것. 제주도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e-푸른제주(www.jejump.net)를 통해 민박집을 다양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놨다.

민박과 관련된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인터넷 여행사인 웹투어(www.webtour.com)는 2200여 민박업소의 정보가 올라 있는 '국내 민박창고'를 운영 중이다. 강원도 영동지방의 민박 정보를 망라하고 있는 민박매니아(www.minbakm.com)에서도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이트의 박준영 대표는 "실사를 통해 사진 이미지와 함께 숙박료까지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2005.06.30 14:46 입력